오폴레(Opolskie)주의 주도로, 다양한 유적을 볼 수 있는 도시입니다. 또한 유명한 원형 극장과 폴란드 노래 박물관이 있는 폴란드의 ‘노래 수도’이기도 합니다.
오폴레(Opole): ‘히트’의 도시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호리존트(Horyzont) 재단에서 제작한 뮤직비디오의 어린이들은 “나는 오폴레가 세상 도시 중에서 제일 좋으니까요.”라고 노래하는데, 도시를 한번 둘러보기만 하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파시에카(Pasieka)섬의 라디오 오폴레(Radio Opole) 방송국 정원에는 도시의 새로운 상징, ‘파시에카의 여인’ 동상이 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듯한 여인이 바닥까지 끌리는 긴 드레스를 입은 채 우산을 들고 서 있는 실물 크기의 동상은 1997년의 홍수를 기억하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이 홍수는 도시 대부분이 물에 잠길 정도로 천 년 넘는 오폴레 역사에서 가장 심한 재앙이었는데, 파시에카의 여인이 오폴레 주민들을 구해 주었다는 이야기가 지역에서 전해 내려옵니다.
놓칠 수 없는 섬들
하루 종일 자전거를 타고 오폴레의 섬들을 돌아다녀 보는 것도 좋습니다. 선명히 표시된 녹색 자전거 도로가 오폴레 중앙역에서 시작됩니다. 자전거 도로를 달리다 보면 뛰어난 건축물을 지나게 되는데, 바로 우체국입니다. 오폴레의 다른 여러 건물들과 마찬가지로 알브레히트(Albrecht)라는 건축가가 설계한 이 우체국은 이탈리아 피렌체의 피티 궁전(Palazzo Pitti)을 닮았습니다. 다만 피티 궁전과 다르게 주 건물 옆에 부속 건물이 추가되어 있고, 내부에는 모더니스트 예술가들이 만든 현대적인 중앙 홀이 있습니다. 코르판테고(Korfantego) 거리에는 예전에 철도 회사 본부가 사용했으나 지금은 경찰서로 사용되는 건물이 있는데, 이 건물도 주목할 만합니다.
므위누프카(Młynówka) ‘운하’를 건너면 도착하는 파시에카 섬과 볼코(Bolko) 섬에는 도시의 명소가 여럿 모여 있습니다. 파시에카 섬 내의 오스트루베크(Ostrówek) 지구에 서 있는 피아스트(Piast) 탑은 수백 년째 오폴레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오스트루베크 지구는 중세 초기에 사람들이 들어와 살던 곳으로, 현재는 피아스트 탑만이 한때 이곳에 서 있던 공작 성의 흔적으로 남아 있습니다. 35미터 높이의 이 탑에서는 가끔씩 아름다운 오프카(Ofka)의 유령이 나타나 탑의 앞마당을 내려다봅니다. 오프카는 이 탑에서 오폴레 공작 얀 2세 도브리(Jan II Dobry)와의 약혼을 깨고 반지를 탑 아래로 던져 버렸다고 합니다. 순종하지 않았던 이 공작 약혼자의 이야기로 피아스트 탑은 오늘날 더 널리 알려지고 있습니다. 밤이 되면 피아스트 탑에 올라가 볼 수도 있습니다.
근처에 있는 오폴레의 또 다른 상징인 밀레니엄 원형극장(Millennium Amphitheatre)에서는 1963년부터 매년 전국 폴란드 노래 축제(National Festival of Polish Song)가 열립니다. 원형극장에는 국립 폴란드 노래 센터(National Centre of Polish Song)와 폴란드 노래 박물관(Polish Song Museum)이 위치합니다. 노래 박물관에서는 폴란드의 스타 가수를 만나는 자리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노래 박물관에서는 오디오 가이드의 안내를 들으며 혼자 구경할 수 있으며, 오폴레에서 열리는 축제에 대한 영화를 보고, 다양한 음악을 듣고, 아티스트 인터뷰 영상을 보고, 축제 무대에 서는 가수들의 복장 일부를 전시한 ‘옷장’을 들여다보고, 멀티미디어 도서관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또한 부스에서 직접 노래를 녹음하고 이메일로 녹음 파일을 가져갈 수도 있습니다. 최근에(2018년 12월) 이 박물관에는 교육용 녹음 스튜디오까지 생겼습니다. 노래 박물관은 2017년에 폴란드관광공사로부터 ‘올해의 최고 관광상품(Best Tourism Product of the Year)’ 인증을 받으며 매력적인 장소로 확실히 인정받았습니다.
피아스트 탑과 밀레니엄 원형 극장의 멋진 모습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성 연못(Castle Pond)에서는 5월부터 10월 말까지 조명과 음향을 이용한 쇼가 펼쳐집니다. 6헥타르 면적의 나도자인스키(Nadodrzański) 공원을 지나고 오데르(Oder)강을 건너면 볼코 섬의 특별한 장소, 오폴레 동물원에 도착합니다. 양서류 구역, 기린 우리, 고릴라 우리, 폴란드 유일의 캘리포니아바다사자가 헤엄치는 풀, 어린이들을 위한 미니 동물원, 로프 공원 등이 있는 이 동물원에서는 동물에게 먹이를 주거나 동물을 입양해 갈 수 있으며, 그 밖의 여러 즐거움을 더 얻을 수 있습니다.
꼭 한번 가 볼 만한 곳들
오폴레 시장 광장은 1945년에 소련군의 공격으로 일부 파괴되었지만 전후에 복원되었고, 현재는 꼭 한번 가 봐야 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특히 광장의 32번지 건물, 그리고 원기둥형 탑이 있는 1번지 건물이 눈길을 끕니다. 공작 성이었던 1번지 건물은 사자 아래 집(House under the Lion)이라고도 불리는데, ‘대홍수’라 일컫는 폴란드-스웨덴 전쟁 당시 폴란드와 스웨덴의 왕이었던 얀 2세 카지미에시 바자(Jan II Kazimierz Waza) 왕이 이곳에 머물렀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이곳에서 왕의 백성들에게 스웨덴에 맞서 싸우라고 촉구하는 선언문이 작성되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광장 중앙에 위치한 신르네상스 양식의 시청은 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기적적으로 보존되었습니다. 시청의 모습은 피렌체의 또 다른 건물, 베키오 궁전(Palazzo Vecchio)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2018년에광장에는 조각가 비트 피후르스키(Wit Pichurski)가 제작한 인상적인 기마 조각상이 세워졌는데, 800여년 전에 오데르강 우안에 도시를 세운 카지미에시 1세(Kazimierz I) 오폴레 공작이 말을 탄 모습입니다. 스마트폰 앱을 설치하면 ‘역사 배우기(Learn the Story)’ 길에 있는 이 공작 조각상을 포함한 여러 조각상이 마치 살아난 듯이 생생히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광장에서는 음악회, 박람회, 영화 상영회 등 여러 도시 행사가 열립니다.
구시가에서 가장 높은 곳에는 최근에(2018년) 새로 꾸며진 ‘대학교 언덕(University Hill)’ 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캠퍼스 건물들이 우거진 초목과 꽃에 둘러싸여 있습니다. 바로 옆의 예술가 광장(Artists’ Square)에는 오폴레 대학교 예술대학 교수 마리안 몰렌다(Marian Molenda)가 만든 여러 조각상이 있는데, 노래 축제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아그니에슈카 오시에츠카(Agnieszka Osiecka), ‘이 세상은 이상해(Dziwny jest ten świat)’라는 노래로 축제 관중을 열광시킨 체스와프 니에멘(Czesław Niemen), 전설로 남을 ‘13열 극장(Theatre of 13 Rows)’을 만든 예지 그로토프스키(Jerzy Grotowski)가 표현된 조각상을 볼 수 있습니다. 오폴레에서는 매년 오폴레 연극 대면 축제(Opole Theatre Confrontations festival)도 열립니다.
오폴레 구시가와 파시에카 섬은 성의 다리(Castle Bridge)로 연결되고, 성의 다리부터 대성당 다리(Cathedral Bridge) 사이의 구간은 ‘오폴레의 베네치아(Opole Venice)’라 불립니다. 오폴레의 베네치아가 속한 므위누프카(Młynówka)는 오데르강 일부가 흘러 지나가는 하상(河床)입니다. ‘므위누프카’란 ‘물방아 도랑’이라는 뜻으로, 예전에 이곳에 물방아가 있었기 때문에 붙은 이름입니다. 밤이 되어 건물들에 조명이 밝혀지고 그 빛이 수면에 비치면 므위누프카는 수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베네치아의 모습과 더욱 닮아 보입니다. 오폴레 대성당은 기적을 행한다고 널리 알려져 있는 성모의 그림이 걸려 있는 중요한 장소입니다. 이 성모 그림이 체코 프라하 사람들을 역병에서 구해냈고, 얀 3세 소비에스키(Jan III Sobieski) 왕이 빈을 지키기 위한 전쟁에 나서는 길에 피에카리(Piekary)에 들러 이 그림의 복제화 앞에서 기도를 올렸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중요한 두 박물관
구시가에는 지역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오폴레 실롱스크 박물관(Museum of Opole Silesia)이 있습니다. 박물관의 주요 부분은 예전에 예수회 대학으로 사용되던 바로크 양식의 오래된 건축물과 고전주의 양식 주택 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주택 건물 내부에는 부르주아풍 장식이 섬세하게 복원되어 있습니다. 이 박물관 안에는 18세기 중반 오폴레 모습을 표현한 모형, 폴란드 회화가 전시된 갤러리, 상(上)실레지아 지역 도자기 산업 역사 전시관이 있습니다.
‘오폴레의 과거와 현재(Opole in the Past and Today)’ 탐방로에는 오폴레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장소 몇 곳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각 장소마다 예전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유리 안에 전시되어 있어서 현재의 모습과 쉽게 비교해 볼 수 있습니다.
오폴레 지방 박물관(Museum of the Opole Countryside)은 살아 있는 야외 박물관으로, 지역의 농장 건물, 성당, 탑, 여관, 학교, 대장간, 풍차, 저택 곡창 등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막대 울타리 너머 정원에서는 꽃과 채소가, 들판에서는 보리, 메밀, 파스닙, 기장이 자랍니다. 이 야외 박물관은 오폴레 근교 비에르코비체(Bierkowice)에 10헥타르 면적으로 펼쳐져 있습니다. 주 유일의 이 야외 박물관에는 부활절 시장이 열리는 기간에 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부활절 시장에서는 짚으로 만든 ‘마잔나(marzanna)’라는 인형을 물에 빠뜨리는 풍습을 재현하는데, 겨울을 상징하는 이 인형을 물에 빠뜨리면 봄이 빨리 온다고 합니다. 또한 부활절 시장에서는 예쁘게 꾸며진 부활절 달걀을 구입하거나 직접 빵을 굽고 먹어 보는 등 여러 즐거운 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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