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Lódzkie)주의 주도로, 역사와 현대성이 하나의 평면을 이루는 독특한 도시입니다. 이 도시에서는 오래된 장소와 관광 명소가 서로 완벽히 어우러집니다.
우치(Łódź): 할리우드행 ‘열차’
폴란스키가 몇 계단을 뛰어내렸을까요? 악마는 프라다만 입을까요? 공장들은 어떻게 만들어진 걸까요? 가장 흥미로운 벽화는 어디에 있을까요? 이를 비롯한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을 폴란드의 중심에 있는 도시, 우치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폴란드의 모든 길은 우치로 통하는 듯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도시에서 폴란드의 두 주요 도로인 A1과 A2가 교차합니다. 우치는 대비로 가득하고, 녹지에 묻혀 있으며, 놀라운 아방가르드 설치미술 작품이 있는 도시입니다. 우치는 지금 새로운 젊음을 맞이하는 중입니다. 브와디스와프 2세 야기에우워(Władysław II Jagiełło) 왕이 우치에 자치권을 부여한 것이 1423년이었지만, 불과 200년 전까지도 이 도시는 빠르게 발전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유대인, 독일인, 러시아인, 폴란드인이 대규모로 투자하고 열심히 일한 결과 우치는 유럽의 주요 섬유 산지가 되었습니다. 이런 우치의 모습은 안제이 바이다(Andrzej Wajda)의 영화 ‘약속의 땅(The Promised Land)’에서 표현된 바 있습니다. 공장 주인들은 생산을 위해 세운 건물 옆에 자신들의 우아한 저택을 지었는데, 지금도 그중 다수가 남아 있습니다. 이즈라엘 포즈나인스키(Izrael Poznański)의 섬유 공장 옆 저택은 현재 마누팍투라(Manufaktura) 쇼핑·예술·레저 복합 단지로 사용 중입니다.
꼭 가야 할 두 곳
마누팍투라는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좋아하는 장소입니다. 카페, 펍, 식당을 포함한 여러 층의 쇼핑몰이 새롭게 꾸며진 공장 단지에 들어서 있습니다. 단지 안에는 극장, 영화관, ms2 미술관, 공장 박물관도 있는데, 그중 공장 박물관은 현재 단지가 서 있는 장소의 역사를 보여 줍니다. 인공 암벽, 볼링장, 누울 수 있는 긴 의자가 있는 인공 해변 등 여러 즐길 거리도 마련되어 있으며, 특히 집라인을 타면 마누팍투라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습니다. 로프트형 호텔인 안델스(Andel’s) 호텔의 수영장에서도 유리창 밖으로 멋진 풍경이 보입니다. 수영장의 위치가 특이한데, 지상으로부터 25미터 높이에 있는 이 수영장은 포즈나인스키의 방적 공장에서 사용하던 오래된 소화(消火)용 주철 물탱크가 있던 자리에 있습니다.
마누팍투라 못지않게 피오트르코프스카(Piotrkowska) 거리도 인기가 높습니다. 폴란드 전체에서도 아주 긴 편인 이 거리에는 부티크, 클럽, 펍이 즐비하고 유명한 폴란드 예술가들의 동상도 많이 있는데, 그중 아르투르 루빈스타인(Artur Rubinstein)이 피아노를 치는 모습의 동상이 가장 눈길을 끕니다. 1년 내내 밤낮없이 활기찬 피오트르코프스카 거리에서는 ‘호쿠스 포쿠스’ 거리 예술과 마술 축제(“Hokus Pokus” Festival of Street Art and Magic), 라이트 무브 페스티벌(Light Move Festival), 송라이터 페스티벌(Songwriter Festival), 우치 네 개의 문화 축제(Łódź of Four Cultures Festival) 등 수많은 행사가 열립니다. 이 거리에는 우치의 명예의 전당인 스타의 길(Avenue of Stars)도 있습니다. 대안문화(혹은 하위문화, 지하문화, 힙스터 문화) 현장인 오프 피오트르코프스카(OFF Piotrkowska)나 피오트로코프스카 217(Piotrkowska 217) 등의 장소도 볼만한데, 사실 우치는 힙스터의 성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 밖에 우치 시민 밀레니엄 전환 기념 바닥돌(Łódź Citizens at the Turn of the Millennium), 우치 시민 새천년 기념 바닥돌(Łódź Citizens of the New Millennium), 우치 아이덴티티 기념 바닥돌(Łódź Identity monuments)도 눈에 띕니다.
열 번째 뮤즈
현재까지 명성을 얻고 있는 우치 영화학교 졸업생으로는 로만 폴란스키(Roman Polański), 안제이 바이다(Andrzej Wajda), 크시슈토프 키에실로프스키(Krzysztof Kieślowski) 등이 있습니다. 훗날 아티스트가 될 인물들이 앉아 있던 학교 내의 어느 계단에는 그들의 이름이 적힌 명판이 달려 있습니다.
우치의 골목길에서 촬영한 영화는 200편이 넘고, 그중에는 폴란드가 아닌 외국 영화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치에서는 명성이 높은 연극학교 축제(Drama School Festival)도 열립니다.
세마포르(Se-ma-for) 스튜디오는 어린이 애니메이션을 전문으로 제작하는 스튜디오로, ‘피터와 늑대(Peter and the Wolf)’를 포함해 두 편의 아카데미상 수상작을 배출했습니다. 토메크 바긴스키(Tomek Bagiński)의 ‘대성당(Cathedral)’과 세계박람회에서 상영되어 폴란드를 알린 ‘애니메이션으로 보는 폴란드의 역사(Animated History of Poland)’도 세마포르 스튜디오에서 제작되었습니다. 우치의 영화 전통이 전시된 영화 박물관은 현재 휴관 중이며 2020년 말에 보수가 완료될 예정입니다. 우치에는 특별한 영화 탐방로도 있습니다.
라데가스트 역
화장장 굴뚝을 연상시키는 부서진 기둥만이 기억의 터널(Tunnel of Memory)을 외롭게 지키고 있습니다. 기억의 터널 안에 빼곡히 전시된 홀로코스트 희생자의 사진은 라데가스트(Radegast) 역에서 가장 충격적인 부분입니다. 라데가스트 역은 우치의 움슐라크플라츠(Umschlagplatz), 즉 강제수용소행 열차 승강장이었습니다. 14만 5천 명이 라데가스트 역에서 강제수용소로 이송되었고, 그중 대부분이 유대인이었습니다. 이 목조 역사 뒤편에는 ‘마체바(matzevah)’라는 묘석이 일렬로 세워져 있습니다. 역사 내부에서는 우치의 리츠만슈타트(Litzmannstadt) 게토 모형을 볼 수 있는데, 게토에 수용된 20만여 명 중 살아남은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는 생존자 공원(Survivors’ Park), 유대인을 구한 폴란드인 기념비(Monument Honoring Poles who Saved Jews), 생존자들이 심은 ‘기억의 나무(trees of memory)’ 600여 그루에서 확인됩니다. 다른 추모 장소로는 유대인 공동묘지(폴란드에서 가장 넓습니다), 어린이 희생 추모비(Children’s Martyrdom Monument), 독일이 만든 로마니인과 신티인 수용소 터에 자리한 로마니 대장간(Romani Forge) 등이 있습니다.
하늘의 별
폴란드의 최신식 플라네타리움과 과학기술센터(Science and Technology Centre)가 EC1 빌딩에 있습니다. EC1 복합 단지 건물은 과거에 보통의 발전소였다가 열병합 발전소로 개조된 뒤 다시 고쳐져 현재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2020년에 이곳에서 국립 영화 문화 센터(National Centre for Film Culture), 만화와 인터랙티브 내레이션 센터(Centre for Cartoons and Interactive Narration)의 전시가 열릴 예정입니다.
3D 벽화
우치관광공사(Łódź Tourism Organization)에서 제작한 우치 거리예술 지도에는 금속 막대, 자동차 부품, 거울 조각, 심지어 이끼를 이용하여 만든 150여 점의 부조 및 설치미술 벽화 작품의 위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지도에서 프로엠브리온(Proembrion), 엠시티(M-City), 에탐(Etam) 등 폴란드 거리 예술가나 오스제메오스(OSGEMEOS), 에두아르도 코브라(Eduardo Kobra), 인티(INTI), 아리즈(Aryz), 레메드(Remed) 등 해외 출신 거리 예술가 들이 그린 대형 건물 벽화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 벽화들은 도시 형태 갤러리 페스티벌(Urban Forms Gallery Festival)이나 그 이전의 국제 그래피티 페스티벌(International Graffiti Festival)의 일환으로 몇 년에 걸쳐 제작되었습니다. 그중 가장 놀라운, 폴란드 최초의 3D 벽화이자 세계에서 단 셋뿐인 3D 벽화 중 하나인 이탈리아 작가 아웨르(Awer)의 작품은 포모르스카(Pomorska) 거리 93번지 건물 벽에 그려져 있습니다.
재미있는 즐길 거리
글램핑 애호가라면 우치 언덕 자연공원(Łódź Hills Landscape Park)에 있는 전구알 모양의 투명한 버블 텐트에서 잊을 수 없는 밤을 보낼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관광을 즐기고 싶다면 오래된 트램을 타고 관광 트램 노선을 따라가 볼 수도 있습니다. 스릴을 원하는 분에게는 루츠카(Rudzka) 산에 위치한 1년 내내 운영되는 터보건 트랙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