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에 보내는 연말연시가 특히 좋은 이유는 전국적으로 행해지는 전통을 지켜보고 직접 참여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의 폴란드 풍경을 소개합니다.
크리스마스 마켓
폴란드의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려면 전국 곳곳에서 열리는 특별한 크리스마스 마켓에 가 보는 편이 아주 좋습니다. 크리스마스에는 폴란드의 거의 모든 마을과 도시에서 마켓이 열리고, 주민들은 마켓에서 장식을 사고, 데운 와인을 마시고, 아름답게 꾸며진 동네 풍경을 보며 흐뭇해합니다. 일부 도시들이 볼거리가 넘치는 놀라운 크리스마스 마켓을 자랑으로 내세우는 만큼 적어도 한두 곳 정도는 놓치지 않고 들러 보시기를 권합니다.
바르샤바(Warszawa)의 크리스마스 마켓
크리스마스에 바르샤바 구시가에 가면 놀라운 마켓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11월 하순부터 1월 중순까지 바르샤바 시장에는 나무로 만든 수제 장식이 걸리고, 전통 음악 연주와 춤 공연이 진행되며, 크리스마스트리에 조명이 밝혀지고, 온갖 맛있는 요리가 팔립니다. 매력적인 문화, 특별한 철에 만들어지는 대단한 요리, 활기 넘치는 시장을 체험하고자 폴란드를 방문하려 한다면 크리스마스가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크라쿠프(Kraków)의 크리스마스 마켓
크라쿠프 중앙 광장에도 매년 크리스마스에 마켓이 열립니다. 이곳에서는 담요처럼 바닥을 덮은 흰 눈, 데운 와인이 한가득 든 커다란 나무통, 가판대에서 통째로 팔거나 뜨거운 샌드위치에 넣어서 파는 오스치페크(oscypek) 치즈 구이를 볼 수 있으며, 기념품이나 크리스마스 선물도 아주 만족스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브로츠와프(Wrocław)의 크리스마스 마켓
브로츠와프의 크리스마스 마켓은 폴란드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따라서 크리스마스 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 이곳에서 자연스럽게 발길을 멈춥니다. 집에 있는 크리스마스트리에 걸 아름다운 장식을 가판대에서 찾아 보거나, 곳곳에서 쉽게 살 수 있는 특별한 초콜릿 진저브레드를 마음껏 먹을 수 있습니다.
폴란드의 크리스마스 전통
크리스마스 전 4주는 강림절이라 합니다. 이 기간은 보통 반성과 감사를 하며 보내지만, 성 바버라 축일 등 특별한 축일은 예외입니다. 폴란드에서는 크리스마스 전 며칠 동안 대청소를 하는 특이한 풍습이 있는데, 미국에서 하는 봄철 대청소와 성격이 비슷합니다.
비길리아(wigilia) - 별이 처음 나타날 때 드는 성찬
폴란드에서 크리스마스는 12월 24일 저녁에 ‘비길리아’를 통해 정식으로 시작됩니다. 이날은 크리스마스 관련 기간 중 가장 중요한 기념일이고, 많은 폴란드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당일보다 전야에 드는 저녁식사인 비길리아를 손꼽아 기다립니다. 이 크리스마스 전야 저녁에는 열두 가지 주요리를 먹는데, 해가 지고 밤하늘에 별이 처음 나타날 때까지는 음식에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폴란드 산타클로스는 12월에 두 차례 사람들을 찾아옵니다. 산타클로스가 유래된 성 니콜라우스의 축일인 12월 6일, 그리고 크리스마스 전야에 산타클로스가 다녀갑니다.
크리스마스 요리
폴란드에서 연말연시를 제대로 보내려면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대단한 요리를 마음껏 먹어 봐야만 합니다. 놀라운 음식을 열중해서 먹다가 멈추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만두를 넣은 바르슈츠(barszcz) - 우크라이나어로 보르시(borsch)라고도 하는 이 수프는 폴란드의 가정과 식당에서 일 년 내내 즐겨 먹지만, 크리스마스 전야에는 대표 명절 요리로 손색없을 만큼 더욱 특별히 만들어 먹습니다. 비길리아 며칠 전에 썰어서 묵혀 둔 비트를 넣고, 수프를 그릇에 담은 뒤에는 작은 만두를 얹어 먹습니다.
잉어 - 잉어는 폴란드 크리스마스 성찬의 주요리로, 기름에 튀기고 크림이 주가 되는 소스를 곁들여 먹습니다.
디저트 - 폴란드에서는 크리스마스에 마코비에츠(makowiec)라는 양귀비씨 빵과 피에르니크(piernik)라는 진저브레드 등 달콤하고 맛있는 디저트를 많이 만들어 먹습니다. 이들보다도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는 의미가 더욱 담긴 디저트로는 쿠티아(kutia)를 들 수 있습니다. 쿠티아는 밀알, 양귀비씨, 꿀, 말린 과일과 그 밖의 씨앗이 함께 들어가는 음식으로, 숟가락으로 떠 먹습니다.
주현절
폴란드 사람들이 크리스마스를 기념하는 기간은 비길리아부터 최소한 1월 6일 주현절까지 이어집니다. 주현절에 많은 폴란드 사람들은 향(香), 호박(琥珀), 금붙이, 분필 조각을 상자에 담아 성당에 가져가서 축복을 받고, 집에 돌아와서 대문에 분필로 ‘K+M+B’라고 씁니다. 이 글자들은 동방박사 세 명, 가스파르(Kaspar), 멜키오르(Melchior), 발타자르(Balthasar)를 의미합니다. 1월 7일에 폴란드에 계신다면 온 동네를 돌아다니며 이 글자들이 쓰인 문들을 찾아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