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스노브루트는 폴란드 남동부의 루블린(Lubelskie)주 자모시치(Zamość)군에 속합니다. 이 도시는 루블린 고원과 로스토체(Roztocze) 고원의 아름다운 여러 산에 둘러싸여 있고, 비에프시(Wieprz)강 상류 계곡에 위치합니다. 로즈토체 고원 가운데에 위치한 크라스노브루트는 ‘로스토체의 중심’이라 흔히 불렸습니다. 크라스노브루트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은 헤우모바(Chełmowa)산으로, 이전에 크시옹시(Książ)산이라 불린 이 산은 해발고도가 336미터이고 이제는 사용되지 않는 채석장이 언덕에 자리합니다. 크라스노브루트가 중심 도시인 같은 이름의 자치구 주위에는 바피엘니아(Wapielnia)산이 서 있는데, 해발고도가 387미터인 이 산은 로즈토체 고원 중심부 전체에서 가장 높습니다. 도시는 로즈토체 국립공원과 인접하며 크라스노브루트 자연공원 안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지대 온천 휴양지인 크라스노브루트는 온화한 기후를 나타내는데, 이런 기후는 주로 지역 일대의 지형에 크게 영향을 받습니다. 경사지에 위치하며 소나무, 전나무, 너도밤나무가 무성한 숲이 거센 바람을 막아 줍니다. 크라스노브루트가 위치한 지역은 공기가 오염되지 않아 깨끗하며, 크게 발달한 침엽수림에서는 호흡기 질환 치료에 유용한 방향유가 풍부히 나옵니다. 크라스노브루트의 스파 리조트에서는 이런 생물기후 환경에 더해 염화소듐, 브롬화물, 아이오딘이 미량 들어 있는 천연 온천수와 지역에서 발견되는 진흙을 요법에 이용합니다.
현재 알려진 크라스노브루트 최초의 영주는 립스키(Lipski) 가문입니다. 크라스노브루트가 립스키 가문의 소유였던 1576년에 지그문트 3세 바자(Zygmunt III Waza) 왕이 이 도시에 자치권을 부여했습니다. 당시 폴란드는 리투아니아와 연방을 이루었으며 이 도시는 루테니아주와 벨즈주에 접해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나며 도시는 폴란드에서 아주 유력한 레슈친스키(Leszczyński), 자모이스키(Zamoyski), 타르노프스키(Tarnowski), 야츠코프스키(Jackowski) 등 가문의 손을 거쳤고, 1880년에는 푸다코프스키(Fudakowski) 가문에게 넘어갔습니다. 크라스노브루트는 위치가 주요 무역로와 멀리 떨어진 데다 토양도 척박한 모래로 이루어져 있어 거대하거나 부유한 도시로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2차 세계대전까지 이 도시의 민족·종교 구성은 일정하게 유지되었습니다. 19세기 후반에 크라스노브루트에는 가톨릭교도 폴란드인과 유대인이 주로 살았는데, 두 민족은 16세기에 이 도시에 정착한 이래 계속 같은 곳에서 사는 중이었습니다. 크라스노브루트와 인근 지역에서 루테니아인의 비율은 적었습니다.
크라스노브루트에서 온천 관련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는 1884년입니다. 당시 결핵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요양소가 운영되기 시작했으나 얼마 뒤 재정 문제로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1934년에 다른 요양소가 문을 열었지만,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해 온천 시설이 폭격으로 완전히 파괴되자 개발이 다시 중지되었습니다. 종전 직후에 개발이 재개되어 1950년에 아동 결핵 환자를 위한 요양소가 푸다코프스키 궁전에 들어섰고, 불과 2년 뒤에 일반 의료 서비스도 실시할 수 있도록 개조되었습니다. 개발 작업이 더 진행되어 1957년에는 류머티즘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아동 재활 시설이 등장했습니다. 크라스노브루트의 스파 리조트는 지금도 아동 치료에 특화되어 있고, 다루는 병의 범위는 근골격계와 신경근 접합부와 호흡계 질환까지 포함할 정도로 넓어졌습니다. 성인 환자는 외래 진료만 받을 수 있습니다.
크라스노브루트는 온천 휴양지일 뿐 아니라 로즈토체 고원 중심부의 이름난 관광지이기도 합니다. 여름에는 비에프시강으로 형성된 호수 일대에서 사람들이 인기 있는 레저 활동을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한편 겨울의 주요 명소인 헤우모바산의 500미터 스키 슬로프는 늦은 밤에도 탈 수 있도록 조명이 밝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