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사람들은 손님을 따뜻하고 후하게 대접합니다. 이런 문화를 나타내는 ‘집에 온 손님은 하느님과 같다’라는 유명한 속담도 있습니다. 폴란드에서는 아침으로 보통 보존 처리한 고기가 저며 나오고, 토마토, 치즈, 호밀빵, 진한 커피가 같이 차려집니다. 오후 2시쯤 느지막히 먹는 점심은 하루 중 가장 중요한 식사로, 코스가 세 차례에 걸쳐 나옵니다. 저녁은 가벼운 뷔페인 경우가 많고, 얇게 썬 냉육, 토마토와 오이 절임을 비롯한 채소, 호밀빵 등이 준비됩니다.
전채 요리로는 수프가 흔히 나옵니다. 30여 종의 버섯이 다종다양한 수프에 잘 이용됩니다. 한편 카푸시니아크(kapuśniak)는 양배추를 넣고 끓인 푸짐한 수프로, 겨울에 몸을 따뜻하게 데워 줍니다. 가장 자주 먹는 수프인 바르슈츠(barszcz)에는 비트가 들어가는데, 이 수프는 맑게 먹거나 비트나 삶은 감자를 더 썰어서 넣어 먹기도 합니다. 우크라이나식 바르슈츠에는 양배추를 비롯한 채소가 추가로 들어갑니다. 흐워드니크(chłodnik)는 바르슈츠를 여름에 먹기 좋도록 바꾼 수프로, 차게 해서 먹습니다. 흐워드니크에는 갓 삶은 달걀, 잘게 썬 딜, 사워크림이 들어가고, 사워크림 때문에 수프의 빛깔이 라일락 같은 연보라색으로 바뀝니다.
피에로기(pierogi)는 ‘만두’나 ‘라비올리’ 등 다양하게 번역되지만, 번역으로는 아무래도 피에로기가 독특하다는 사실이 잘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요리에서 파생되어 나왔다는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피에로기의 기원은 확실치 않은데, 피에로기가 12세기에 러시아에서 왔다고 추정되기도 하고 그전에 이미 슬라브인이 피에로기를 만들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피에로기는 소량의 속 재료를 원형 반죽 위에 올린 다음, 반죽으로 속을 감싼 뒤 반죽 귀퉁이를 주름이 지도록 접어 만듭니다. 완성된 모양이 큰 귀처럼 보입니다. 피에로기 속에는 고형 치즈, 으깬 감자, 잘게 썰어 튀긴 양파가 가장 흔하게 들어가는데, 이렇게 속을 채우는 방식을 ‘스 세렘(z serem, ‘치즈를 넣었다’는 뜻)’ 혹은 ‘루스키에(ruskie, ‘러시아식’이라는 뜻)’라 합니다.
‘스 카푸스통(z kapustą)’과 ‘즈 미엥셈(z mięsem)’이라는 방식도 흔합니다. ‘양배추를 넣었다’는 뜻의 ‘피에로기 스 카푸스통’에는 양배추나 사우어크라우트, 혹은 둘 모두가 들어가고, 썰어서 기름에 볶은 버섯도 같이 들어갑니다. ‘고기를 넣었다’는 뜻의 ‘피에로기 즈 미엥셈’의 속 재료는 저민 소고기를 빵 조각과 양파와 섞어 만듭니다. 슬라브인의 주식(主食)인 메밀은 피에로기 속 재료로서는 가장 옛날식인데, 메밀을 넣은 피에로기가 다 삶아지면 고명으로 버터에 볶은 빵 조각을 보통 올립니다. 한편 피에로기를 바삭하게 먹기 위해 기름에 살짝 튀기기도 하며, 이렇게 튀긴 피에로기는 사워크림을 곁들여 먹습니다. 달콤한 피에로기도 있습니다. 고형 치즈를 설탕에 절인 과일 껍질과 건포도에 섞기도 하고, 혹은 블루베리나 네모지게 썬 사과 등 다양한 과일에 섞어 속 재료를 만듭니다. 생과일 대신 걸쭉한 잼을 넣은 피에로기에는 정제당과 사워크림을 곁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