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100년 된 건축물이 브로츠와프의 백주년 기념관처럼 찬사를 받는 일은 드뭅니다. 백주년 기념관의 건설은 건축 역사상 건물 골조를 보강할 목적으로 강철을 활용하는 일의 전환점으로 기록됩니다.
백주년 기념관은 1911년에 착공되어 1913년에 완공되었습니다. 브로츠와프는 당시 독일에 속했는데, 백주년 기념관은 나폴레옹에 맞서 싸운 1813년 라이프치히 전투의 백 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지어졌습니다. 백주년 기념관은 대규모의 백주년 전시회를 위한 장소로 활용될 예정이었습니다. 시 당국은 슈치트니츠키(Szczytnicki) 공원 가의 넓은 땅을 기념관 부지로 할당했습니다. 동물원 근처에 위치한 슈치트니츠키 공원은 1907년까지 경마가 진행되던 곳이었습니다. 기념관 부지를 개발할 건축가로 43명의 후보 중 막스 베르크(Max Berg)가 선정되었습니다. 사실 베르크는 이미 브로츠와프의 도시 계획에 많이 참여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흔히 예상되는 대로 베르크의 계획은 경쟁자들의 심한 저항에 부딪혔고, 백주년 기념관의 건설에는 190만 라이히스마르크라는 높은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었습니다. 그럼에도 1911년 6월 28일에 백주년 기념관의 건설이 공식적으로 허가되었습니다.
건설 당시 백주년 기념관의 보강 콘크리트 돔은 세계에서 가장 거대했습니다. 백주년 기념관 돔의 지름은 67미터, 기념관 내부 공간의 최대 폭은 95미터입니다. 가용 면적은 14,000제곱미터에 달합니다. 내부의 높이는 43미터여서 공간이 탁 트인 느낌이 듭니다. 또한 중앙 홀 주위에는 56개의 전시실과 넓은 로비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백주년 기념관은 무려 1만 명을 동시에 수용할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베르크를 비롯한 건축가들은 건물의 기능적인 측면에 집중했습니다. 백주년 기념관 하부는 정사각형 및 그리스식 십자가(네 팔의 길이가 모두 같음) 형태로, 돔은 원형으로 계획되었는데, 이런 모습은 현재 위성 사진으로도 확인됩니다. 십자가의 세 팔 끝에는 작은 입구가 나 있고, 도심을 향한 서쪽 팔에는 타원형의 큰 2층 현관 건물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건축적으로 백주년 기념관은 독립적인 두 부분으로 나뉘며, 두 부분은 신축이음으로 연결됩니다. 정사각형 형태로 지어진 하부에서 돔은 보강 콘크리트 재질의 고리에 느슨하게 받쳐져 있습니다. 돔을 이루는 가느다란 보강 콘크리트 늑재들은 방사형으로 뻗어 있는데, 이들은 위쪽에서는 ‘중앙 클램프 고리’로 지탱되는 한편 아래쪽에서는 ‘확장형 고리’로 받쳐져 있기 때문에 안쪽으로 접히거나 미끄러지지 않고, 따라서 건물 구조는 안정합니다. 두 종류의 콘크리트 고리는 모두 두꺼운 강철판으로 강화되어 있습니다. 위쪽의 가느다란 늑재와 건물 하부 사이에는 창문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고리 정중앙에도 창문이 설치되었으나 누수 때문에 현재는 벽돌로 막아 둔 상태입니다.
기념관 건축은 계획된 기한보다 한 달 반 앞선 1912년 12월에 사실상 마무리되었습니다. 중앙 홀에는 거대한 오르간이 있었으나 현재는 성 요한 대성당으로 옮겨져 있습니다. 기념관 개관과 백주년 전시회를 축하하는 기념식에서는 게르하르트 하웁트만(Gerhart Hauptmann)의 연극이 공연되었습니다. 재미있게도 백주년 기념관에는 원래 난방 설비가 없었고, 2차 세계대전 후에야 추가되었습니다. 최근에 다목적 접이식 마루와 롤러블라인드 창문을 비롯한 최신형 장비 체계를 갖춘 백주년 기념관은 현재 음악당과 전시실 등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또한 백주년 기념관에서는 농구 경기가 열리거나 뛰어난 오페라 공연이 상연되기도 합니다. 현재까지 상연된 오페라로는 모니우슈코(Moniuszko)의 ‘귀신 들린 저택(The Haunted Manor)’, 베르디(Verdi)의 ‘아이다(Aida)’, ‘일 트로바토레(Il trovatore)’, ‘나부코(Nabucco)’, 바그너(Wagner)의 ‘발퀴레(Die Walküre)’, ‘지크프리트(Siegfried)’, ‘신들의 황혼(Twilight of the Gods)’이 있습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여섯 번째로 폴란드를 방문하는 기간 중이던 1997년 5월 31일에 백주년 기념관에서 세계성체대회를 집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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